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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맥주 1편, 맥주에 진심인 독일 국민

by 워맥밸 2023. 7. 30.

라거와 옥토버페스트의 나라

독일에서도 시장 점유율의 다수는 클래식한 '라거(Lager)' 맥주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맥주의 나라답게 나름의 특색이 있습니다. 체코가 필스너와 다크 라거 위주의 단순한 구성이라면 독일은 필스너가 주력이기는 하지만 그 외에도 '복(bock)'이나 '라들러(Radler)' 같은 독특한 특색의 라거 맥주도 있습니다. 물론 헤페바이젠 같은 다양한 '에일(Ale)' 맥주도 있습니다. 문화적으로는 지역 전통 맥주와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금부터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체코 필스너와 독일 필스너

필스너는 체코 뿐만 아니라 독일에서도 가장 많이 소비되는 맥주입니다. 독일 어디서나 필스너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다만 독일에서는 통상 'German Pils' 또는 'Pils'라고 이름을 바꿔서 판매합니다. 왜냐하면 체코의 필스너는 지역색이 담긴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체코 필스너는 '플젠(Pilsen)' 지역 출신임을 강조하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필스너는 비슷하지만 많은 부분이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는 홉의 차이입니다. 체코는 체코산 홉을 사용하고 독일은 독일산 홉을 사용하는데 이로 인해서 맛이 달라집니다. 이로 인해 독일 필스너는 체코 필스너보다 맥아 맛이 강조됩니다. 또한 씁쓸한 맛이 더욱 잘 느껴지며 목 넘김이 가볍습니다. 색상의 경우 독일 필스너가 조금 더 밝은 황금색입니다. 대표적인 독일 필스너로는 '크롬바커(Krombacher)'가 있습니다. 한국의 독일 맥주 전문점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애국심 가득한 지역 맥주

독일은 지역 맥주의 전통이 강합니다. 베를린의 '베를리너 바이스', 프랑켄 지역의 '켈러비어',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의 '헬레스 라거'가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이 맥주들은 전국에 유통 되지는 않지만 해당 지역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맥주 애호가들은 이런 지역 맥주를 마시기 위해 그 지역으로 여행을 가기도 합니다. 따라서 다양한 스타일의 독일 맥주를 즐기고 싶은 관광객들은 미리 독일 지역 별 특산 맥주를 확인 해두면 조금 더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는 '헬레스 라거(Helles Lager)'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겠습니다. 헬레스 라거는 독일 바이에른 지역과 주도인 뮌헨에서 만들어지고 주로 소비되는 맥주입니다. 참고로 독일어로 '헬(Hell)'은 영어의 지옥이 아니라 밝다는 뜻입니다. 이름처럼 밝은 색상이 특장입니다. 필스너처럼 황금색을 띠고 있으며 필스너보다 상대적으로 고소하고 순한 맛이 납니다.

이 맥주는 기원이 재미있습니다. 1894년 체코의 필스너가 독일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자존감 높은 뮌헨 양조사들은 이에 대항하기 위해 헬레스 라거를 양조했습니다. 일종의 애국 맥주입니다. 현재 독일 라거 맥주 시장은 필스너의 시장 점유율이 대단히 높습니다. 따라서 오늘날 뮌헨 시민들은 순수하게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헬레스 라거를 마시기도 합니다. 1800년도 후반부터 지금까지 지역 맥주의 개성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은 문화적으로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현재 몇몇 대기업의 헬레스 라거는 뮌헨 외 지역으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도 '뢰벤브로이', 바이헨슈테판', '파울라너'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

매년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 독일 바이에른의 뮌헨에서는 세계 최대의 맥주 축제가 열립니다. 그 축제가 바로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입니다. 이는 10월의 축제라는 뜻입니다. 이 옥토버페스트에서 마시는 맥주를 '옥토버페스트비어(Oktoberfestbier)'라고 합니다. 이름이 너무 길어서 줄여서 '페스트비어(Festbier, 축제 맥주)'라 부르기도 합니다.

과거 옥토버페스트에서는 미리 양조해 둔 맥주를 주로 마셨습니다. 예전에는 기술적 한계로 여름에는 맥주 양조를 할 수 없었습니다. 고온으로 인해 다양한 유해균이 쉽게 번식하여 맥주 양조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여름에는 양조를 쉬고 가을에 양조를 재개하였습니다. 그러면 10월 말 정도에는 그 해 가을 생산한 싱싱한 맥주를 마실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그전에 양조한 묵은 맥주를 빠르게 소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옥토버페스트는 새로 생산한 맥주를 마시기 전 묵은 맥주를 마시는 행사에서 시작됐습니다. 이 묵은 맥주를 옥토버페스트 비어 또는 '메르젠(Marzen)'이라고도 합니다. 메르젠은 독일어로 3월이며 메르젠 맥주는 3월에 양조한 맥주라는 뜻입니다. 메르젠은 일반적인 필스너보다 알코올 도수가 평균 1~2% 가량 높습니다. 여름철 장기간 보관하기에 알코올 도수가 높은 것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맥아와 홉 모두 일반적인 필스너보다 많이 첨가됩니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맛과 알코올 모두 강합니다. 취하기에 딱 좋은 맥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대는 냉장 기술이 발달하여 이 의미는 많이 퇴색되었습니다.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메르젠 스타일의 맥주를 마실 수 있습니다. 다른 독일 지역은 물론 한국에도 수입 되어 마실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파울라너 옥토버페스트비어, 사무엘 아담스 옥토버페스트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르젠 맥주는 축제 맥주로 여전히 큰 상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옥토버페스트는 독일을 넘어 전 세계가 즐기는 문화 행사이자 축제입니다. 수십개의 천막 아래에서 전 사계 사람들이 어울러져 축제를 즐깁니다. 독일 전통 음식와 의상도 즐길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펜데믹도 끝난 현재, 설레이는 독일 여행을 계획 중인 분들이라면 일 년에 한 번 뿐인 이 축제를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