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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U, 맥주의 쓴맛을 나타내는 척도

by 워맥밸 2023. 7. 30.

맥주 맛의 척도

안녕하세요. 맥주의 세계에는 일반적인 '알코올 도수(Alcohol Degree)' 말고 쓴 맛을 나타내는 표준 단위가 있습니다. 이를 'IBU(International Bitterness Unit)'라고 부릅니다. IBU는 전 세계 공통입니다. 따라서 세계 어디서든 맥주를 고를 때 IBU를 확인하면 맥주 맛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IBU에 대해서 알고 있다면 본인 취향에 맞는 맥주를 찾기 쉬워집니다. 앞으로 수제 맥주 펍에 가게 된다면 맥주 종류나 알코올 도수와 함께 IBU를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또 요즘에는 편의점에서도 맥주 가격표에 IBU를 명시하기도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IBU의 정의

'IBU(International Bitterness Unit)'는 맥주의 쓴 맛을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IBU 숫자가 높을수록 맥주의 쓴 맛이 강하다는 의미입니다. 맥주의 쓴 맛은 전적으로 '홉(Hop)'에서 나옵니다. '맥아(Malt)'나 '효모(Yeast)'는 쓴 맛과 관계없습니다. 현재 맥주 양조에 사용되는 홉의 종류는 250개 ~ 300개가 넘습니다. 홉 종류마다 쓴 맛을 내는 정도가 제각각 다릅니다. 즉 IBU가 높은 씁쓸한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쓴 맛이 많이 나는 홉을 많이 넣으면 됩니다.

 

IBU와 대중성

IBU가 낮다는 것은 쓰지 않고 쉽게 마시기 좋다는 뜻입니다. 즉 통상적으로 IBU가 낮은 맥주는 대중성을 갖춘 맥주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의 '카스(Cass)'나 미국의 '버드와이저'처럼 대중적인 '페일 라거(Pale Lager)' 또는 '라이트 라거(Light Lager)'는 약 8 ~ 12 IBU입니다. 또한 부드러운 바나나 향이 나는 독일의 '헤페바이젠(Hefe-Weizen)'도 8 ~ 15 IBU입니다. 이처럼 IBU가 낮은 맥주는 쓴 맛이 아닌 다른 맛을 강점으로 합니다.

반대로 몇몇 맥주 애호가들은 IBU가 높아야 훌륭한 맥주라고 주장합니다. IBU가 높을수록 홉 특유의 향과 씁쓸함이 강해지고 일반적인 맥주와는 다른 개성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라거 중에서도 씁쓸한 맛이 나는 체코의 '필스너(Pilsner)' 스타일의 맥주는 35 ~ 40 IBU입니다. 나아가 홉 맛이 강한 '인디아 페일 에일(India Pale Ale)'류 맥주는 평균 60 ~ 70 IBU입니다. 일반적인 페일 라거의 4배에서 6배 수준입니다. 이처럼 IBU가 높은 맥주는 많은 맥주 애호가들이 홉의 씁쓸한 풍미에 반하여 찾게 되지만 반대로 맛이 너무 강렬하여 대중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IBU가 낮아야 좋은 맥주인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IBU가 높아야 좋은 맥주인 것도 아닙니다. IBU는 쓴 맛 취향의 척도일 뿐입니다. 좋은 맥주의 기준이 아닙니다. 좋은 맥주를 정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맥주의 종류가 1,000가지가 있다면 사람에 따라 좋은 맥주도 1,000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 취향에 따른 호불호가 나뉜다는 뜻입니다.

 

IBU와 맥주 애호가

높은 IBU를 가진 맥주는 특유의 강렬한 홉 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마시고 난 뒤 입 안에 긴 여운이 남습니다. 홉의 강한 쓴 맛은 처음에는 부담스럽습니다. 그렇지만 점차 이에 적응하게 되고 나중에는 더욱 자극적이고 강한 쓴맛을 원하게 됩니다. 이는 현재 '수제 맥주(Craft Beer)' 애호가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입니다. 시장 논리에 따라 이런 애호가들을 위해 더욱 강력한 맥주들이 출시됩니다. 예를 들어 원래 강렬한 쓴맛을 지닌 IPA에서 더욱 쓴맛을 상승시킨 Imperial IPA나 Triple IPA 그리고 Imperial Stout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맥주들은 100 IBU 정도입니다. 우리가 회식 때 마시는 카스 같은 라이트 라거 맥주의 10배 이상 수준입니다. 이러한 맥주는 한 모금만 마셔도 입 안 가득 홉의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IBU는 무한대로 늘어날 수 없습니다. 통상 120 ~ 130 IBU 정도가 최대입니다. 물론 100 IBU 정도도 충분히 쓴맛이 강렬하니 경험이 없다면 한번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다양한 취향의 맥주를 존중하고 도전하는 것이 맥주 애호가의 출발점입니다.